최태원 SK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4월19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제3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사회적 기업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4월19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제3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사회적 기업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라는 경영철학 아래 사회공헌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올해로 타계 20주기를 맞은 고(故) 최종현 SK 회장은 ‘돈을 버는 것만이 기업의 목적이 아니다’는 철학이 확고했던 기업인이었다. 국가와 사회가 갖고 있는 고충을 해결해 함께 발전하는 것을 기업과 기업인이 해결해야 할 진정한 책무로 여겼다.

최종현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르러 사회적 가치 추구로 진화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필수조건일 뿐 아니라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본 것이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주주, 고객 등 직접적 이해관계자를 위한 경제적 가치 외에 일반 대중, 시민단체,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가치도 만들어내야만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사회적 가치 창출이 기존 시장과 고객을 놓고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와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갈 혁신적인 경영전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한 신경영전략의 3가지 방법론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 경영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는 공유 인프라 △사회적 가치 창출 전문가와 함께 협력하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제시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를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을 실천해 경험을 축적하면 전혀 새로운 가치를 가진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개념의 경제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기업이 어떻게 더 많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총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SK그룹은 올해 이를 그룹 차원으로 확장해 사회적 가치의 구체적 측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정관에도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경영 목표를 반영했다.

최 회장은 “자산은 외부에 공유할 수 없다는 생각을 깨고, 기존 비즈니스에만 활용하던 자산을 공유 인프라로 확장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진다”며 “이 공유 인프라를 외부에 공개하면 그룹 내부에서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할 수 있고 사회적 가치도 제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 주유소는 공유 인프라 개념을 적용해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화한다. 곳곳의 주유소를 지역 물류 허브로 구축했다. SK에너지는 경쟁사인 GS칼텍스와 손잡고 주유소 자산 공유를 통한 택배 서비스 ‘홈픽’을 내놓았으며 향후 양사의 주유소를 물류 허브로 구축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공유 인프라 포털을 개설해 반도체산업 생태계 육성에 나섰다. 공유 인프라 포털은 반도체 아카데미와 분석측정 지원센터로 구성됐다. 협력사들은 회원 가입만 하면 반도체 아카데미에서 제조공정, 소자, 설계, 통계 등 120여 개 온라인 교육 과정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이 밖에 SK그룹은 KAIST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 석사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졸업생의 86%가 실제 창업에 나서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 회장은 종종 교육 현장을 찾아 학생들에게 선배 경영인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