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1개사→올해 20개사로 '뚝'

기업의 선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일명 '원샷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올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원샷법' 승인받은 기업, 지난해 반토막 수준 급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10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샷법을 통해 사업 재편을 승인받은 기업은 올해(1∼9월 말) 20곳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16곳, 7∼9월 말까지 4곳이 승인을 받았다.
상반기에는 조선(2곳), 석유·화학(2곳), 기계(5곳), 섬유(2곳), 유통·물류(1곳), 자동차부품(1곳), 제지(1곳), 전자부품(1곳), 서비스(1곳) 등 비교적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원샷법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승인을 받은 기업 수도 줄었고, 업종도 조선(1곳)과 철강(3곳)으로 국한됐다.
올해 원샷법 승인을 받은 기업 규모는 작년 대비 반 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작년에는 상반기에 22곳, 하반기에 29곳 등 총 51개사가 승인을 받았다.
올해가 석 달 정도 남았지만 하반기 들어 원샷법 승인을 받은 기업 수가 한 자릿수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작년보다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1∼9월 말까지 원샷법 승인을 받은 기업이 35개사였다.
원샷법은 공급과잉 업종의 기업이 경영이 악화해 도산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사업 구조개편을 진행하도록 지원해 활로를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3년 한시법으로 시행돼 내년 8월 일몰이 예정돼 있다.
원샷법 승인을 받은 기업에는 사업 재편 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에 나뉘어 있는 관련 규제들이 완화되고, 인수합병(M&A)·주식교환 등 관련 절차가 간소화되며,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원샷법으로 사업 재편이 용이해지면 대기업의 변칙적 지배구조 강화나 경영권 승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재벌 특혜' 논란이 있어 법 연장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기업들이 대체로 자금 지원으로 사업 재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의 정책을 선호하나 현재는 절차 간소화나 규제 유예 등 간접적인 지원이 대부분이어서, 원샷법이 기업들의 사업 재편을 유인하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우택 의원은 원샷법 승인 기업 수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작년 하반기 29개사에서 점점 감소하는 추세를 언급하며 "조선·자동차 등 한국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이 악화일로에 있지만, 오히려 여권은 대기업 특혜나 전 정부에서 제정됐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