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데다 중국 경제성장세가 둔해지면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중국 내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보다 10.5% 감소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올 8월에도 중국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보다 3.2% 줄었다. 회사 측은 “무역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와 같은 대규모 지출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중국 판매가 전년 같은 달보다 46%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영국 솔리헐에 있는 공장을 2주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모기업인 타타자동차 주가는 전날 인도 뭄바이증시에서 15.7% 하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3분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전문가들은 부품 조달부터 생산, 판매까지 세계적으로 얽혀 있는 자동차산업 특성상 무역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기업과 합작을 통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고급 모델을 포함한 일부 차량은 미국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다임러와 BMW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에서 생산하는 일부 모델의 중국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BMW는 “중국의 차 관세 부과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졌다”며 올해 매출과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