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화L&C를 인수했다. 현대리바트 등 가구·인테리어 업체를 거느린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를 사들이면서 국내 종합 인테리어 시장 1위로 올라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과 함께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그룹 3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본지 8월16일자 A1, 15면 참조

현대백화점그룹은 모건스탠리 PE가 보유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원에 인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인수 주체는 그룹 계열사 중 현금이 넉넉한 현대홈쇼핑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한화L&C 주식 인수 계약 체결’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百그룹, 국내 최대 '인테리어 기업' 우뚝
◆인테리어 부문, 새로운 캐시카우로

한화L&C는 2014년 한화첨단소재 건자재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인조대리석과 창호, 바닥재 등 건자재를 주로 생산한다.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현대백화점은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과 패션(한섬·현대G&F·한섬글로벌) 부문에 이어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유통 권력이 온라인과 모바일, 홈쇼핑 등으로 넘어가면서 백화점은 수년째 매출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만큼 종합 인테리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19조4000억원이었던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20년 41조5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리빙·인테리어 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해 5년 만에 외형을 두 배로 키운 데 이어 미국 프리미엄 소품 브랜드인 윌리엄스소노마를 국내에 들여와 인기를 끌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구와 소품 사업에 이어 인조대리석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화L&C를 인수해 ‘종합 인테리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화L&C(1조636억원)와 현대리바트(1조4106억원)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조5000억원에 달해 기존 업계 1위인 한샘(1조9738억원)을 크게 앞선다.

◆해외 시장 공략 강화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하던 한화L&C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180도 바꿀 예정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비중을 크게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대리석이 인기를 끄는 만큼 기존 영업망 조직을 확대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해외 사업 부문 비중을 향후 5년 내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B2B 사업을 유지하되 B2C 비중을 늘려 새로운 수요를 찾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화L&C 브랜드를 위한 직영점도 세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룹 내 백화점과 홈쇼핑, 현대리바트 대리점 등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B2C 매출을 늘려 나갈 것”이라며 “한화L&C와 현대리바트 유통망을 일원화하고 원자재를 수직 계열화하는 등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