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13조원 넘으며 사상 최대 달성 가능성

삼성전자가 5일 올해 3분기에 17조5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으로 새 역사를 쓰는 데는 역시 반도체 사업부가 저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시장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실절 신기록 동력은 결국 반도체에서 비롯된 셈이다.
업황 비관론 속에도 '실적효자'는 역시 반도체 사업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3분기(7∼9월)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17조5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0.4%, 전분기보다 17.7% 각각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매출은 과거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65조9천800억원)보다는 다소 적었지만 작년 동기보다 4.8% 늘었다.

삼성전자는 잠적실적 발표 시 사업부문별 구체적 실적은 공개하지 않아 어떤 사업부가 실적에 얼만큼 기여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업계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이 13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직전분기에는 약 12조원 수준이었다.

메모리 반도체가 서버와 모바일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단 D램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또 전통적인 데이터 트래픽 처리용 서버뿐만 아니라 머신러닝·음성인식·클라우드 등 새로운 수요가 크게 성장 중인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도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인해 전체적 매출이 유지됐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또 계절적으로 성수기였고, 평택 반도체 공장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도 3분기 실적 신기록에 기여했을 것으로 꼽히는 사업부다.

특히 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의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중국 고객사에 대한 평면(Rigi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출하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신규 아이폰에 대한 플렉서블(Flexible) AMOLED 출하가 개시돼 소형 패널 부문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LCD 가격도 소폭이지만 반등하면서 중대형 패널 부문 영업적자가 크게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지난 2분기 1천400억원 수준이었던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8천7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소비자가전(CE)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가 늘어난 것이 2분기가 아닌 3분기에 반영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에 소폭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TV 판매 기조도 유지되면서, 직전 분기 5천100억원 수준이었던 CE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6천400억원 정도로 늘어났을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신제품 갤럭시노트9이 출시됐지만 제품가격 상승은 한정된 상황에서 원가는 올라가고,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약 2조7천억원)보다 감소한 2조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화재 사태 이후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에서 중저가 모델에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정유율을 높이고 물량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하드웨어 스펙은 계속 업그레이드되겠지만, 스마트폰 수요 부진과 중국업체들과의 경쟁 탓에 가격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수익성 하락의 원인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갤럭시노트9 초기의 분기 셀인(Sell-in: 제조사가 유통업체에 판매) 출하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IM부문은 2조원대 초중반의 영업이익은 시현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