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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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가계부채 증가세가 소득증가율을 웃돌며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 근거를 재차 다졌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에서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만 10년째로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의 대외충격 흡수력은 크게 높아졌지만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작용을 언급한 데 비춰 이 총재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짚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되는 등 성장잠재력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투자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지난해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합리적인 규제 완화 등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심리를 제고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가는 등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에 대해 이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확대된 글로벌 부채는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를 위험요인으로 대두됐다"며 "자산과 소득불평등 심화, 반세계화 정서 및 포퓰리즘 확산 등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반세계화 정서에서 파생된 글로벌 통상갈등 확대, 위기대응 수단이던 주요국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지금 세계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