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보러 왔어요” > 관람객들이 지난 2일(현지시간) 개막한 파리모터쇼 행사장의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i30 패스트백 N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 고성능 라인업인 ‘N’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로, 올 연말부터 유럽 시장에서 본격 판매된다.  /현대차 제공
< “현대차 보러 왔어요” > 관람객들이 지난 2일(현지시간) 개막한 파리모터쇼 행사장의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i30 패스트백 N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 고성능 라인업인 ‘N’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로, 올 연말부터 유럽 시장에서 본격 판매된다.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유럽 진출 41년 만에 처음으로 ‘연 100만 대 판매’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과 스포티지가 유럽에서 3년 연속 10만 대 이상 팔리는 등 선전을 이어가면서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유럽 시장이 새로운 버팀목으로 떠올랐다.

3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유럽에서 71만505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현대차가 9.8% 증가한 37만8834대를, 기아차는 5.9% 많은 33만6216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 들어 8월까지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 중이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유럽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유럽에서 99만5383대를 판 현대·기아차는 올해 약 107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유럽서 1,000,000대 찍는다
1977년 유럽에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오랫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기아차(1995년)와 현대차(2000년)가 각각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본격적인 성장세를 탔다. 2007년엔 처음으로 50만 대 판매 고지를 밟았다. 이후 10여 년 만에 유럽 판매량이 두 배로 늘면서 연 100만 대 판매를 눈앞에 두게 됐다. 유럽에 진출한 지 41년 만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유럽 판매량 증가율(8.0%)은 현지 시장의 성장세(6.0%)를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유럽 시장 점유율은 6.4%로 5위다. 유럽 자동차 회사를 뺀 해외 업체 중엔 1위다.

선봉엔 투싼과 스포티지 등 준중형 SUV가 있다. 두 차량 모두 지난해까지 유럽에서 3년 연속 10만 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기아차 차량 가운데 유럽에서 10만 대 넘게 팔린 모델은 투싼과 스포티지가 유일하다. 올 들어 8월까지 투싼과 스포티지는 각각 9만2013대, 8만4621대 판매됐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하반기 소형 SUV 코나에 이어 최근 중형 SUV 신형 싼타페를 투입한 만큼 유럽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의 중소형 해치백 라인업인 i시리즈의 흥행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지난해에만 27만5918대가 팔렸다.

친환경차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8월 아이오닉 전기차, 니로 하이브리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등 친환경차를 5만8446대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3만9529대)과 비교해 47.9% 급증했다.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COO는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해 강화되고 있는 유럽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전체 판매량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2016년 파리모터쇼 행사장을 직접 찾는 등 유럽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비롯해 유럽 브랜드의 핵심 임원을 직접 영입하기도 했다.

파리=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