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던 8월에 비해 소폭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수기업의 심리 지수는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나빠졌다.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항목에도 ‘내수 부진’이 1순위로 꼽히는 등 소비침체 장기화에 따른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기업 체감경기도 2년반 만에 '최저'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 산업 업황 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한 75를 나타냈다. 이 수치가 100 아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황 BSI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가량 80 안팎을 유지하다가 올 6월 이후 가파른 내리막길을 탔고 8월에는 74까지 떨어졌다. 9월 들어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100을 한참 밑돌며 악화된 기업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수출, 내수기업 간 체감 경기 차이는 더 벌어졌다. 수출기업 BSI는 2포인트 오른 82를 나타냈지만 내수기업은 2포인트 하락한 67에 머물렀다. 내수기업 BSI는 2016년 3월 6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중에서 석유정제와 전자영상통신장비가 각각 전월 대비 22포인트, 6포인트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 신규 스마트폰 출시 기대 등이 각각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펄프·종이도 8포인트 뛰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어업과 숙박업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제조업체 중에서는 내수 부진을 꼽은 응답이 23.6%에 달했고, 이어 인력난·인건비 상승(12.6%), 불확실한 경제상황(12.3%) 순이었다. 비제조업체들은 내수 부진(17.6%), 경쟁 심화(13.5%), 인력난·인건비 상승(13.1%) 등을 어려움으로 호소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지난달 95.9로, 전달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한 94.9로, 2016년 12월(94.9) 이후 가장 낮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