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 사진=현대차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지난달 내수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긴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등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소비세 30% 감면 혜택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 5만2494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5만9714대) 대비 12.1% 뒷걸음질 쳤다. 긴 추석 연휴를 보내면서 생산 공장과 영업망이 문을 닫은 게 주원인이었다.

영업일수가 줄어든 가운데 판매 실적을 지탱한 건 준대형 세단 그랜저였다. 이 차는 지난달 7510대(하이브리드카 1946대 포함) 팔려 나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 8326대, 소형 SUV 코나가 3816대(전기차 1382대 포함)의 실적을 거뒀다.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4만8019대)보다 25.4% 감소한 3만5800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차종별로 보면 미니밴 카니발(5760대)이 기아차 라인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가 선전했다. 중형 세단 K5(3310대) 준대형 세단 K7(2996대) 준중형 세단 K3(2382대) 대형 세단 K9(1008대) 순이었다.

회사 측은 ”추석 연휴 등에 근무일수가 줄었다”며 ”국내 및 해외 시장 판매량이 모두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7,689대 판매해 내수 시장 3위 자리를 지켜냈다. 다만 전년 동월(9465대) 대비 18.8% 뒷걸음질 쳤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일수가 21.0일에서 16.0일로 5.0일 감소했다”며 “이는 내수 판매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 2957대 팔려 굳건한 입지를 확인했다. 특히 주간 연속 2교대로 바꿔 물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있다.

한국GM은 이렇다 할 반등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전년 동월(8991대)보다 17.3% 줄어든 7434대를 팔았다.

이 기간 경차 스파크가 3158대 팔리는 등 판매 허리 역할을 했다. 중형 세단 말리부는 올 들어 가장 많은 2290대 팔려 나갔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상황이 안좋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6713대 판매해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다. 내세울 만한 마땅한 신차가 없을 뿐 아니라 주력 모델은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SM6는 전년 동월(2265대)과 비교해 23.8% 급감한 1727대 팔리는 데 그쳤다.

완성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분 외에 쇼핑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KSF)’와 연계한 할인 행사를 벌인다.

현대차는 승용, 레저용차량(RV) 전 차종을 선착순 8000대에 한해 최대 15% 할인 판매한다. 기아차는 7개 주요 차종 5000대를 최대 7% 깎아준다.

한국GM은 말리부 2000대에 한해 11% 할인하고 준대형 세단 임팔라, 중형 SUV 이쿼녹스 등에도 혜택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연말에 접어들면서 판촉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KSF 등이 실적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가 판매 중인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가 판매 중인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 사진=쌍용차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