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아 일명 ‘페이 전쟁’에 대응할 무기로 페이 전용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신한페이판(PayFAN)’을 내놓는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1일 창립기념식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임직원에게 변화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새 페이 전용 앱은 간편결제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달 중순께 출시해 기존 모바일 앱 ‘신한 FAN’을 대체할 계획이다. 기존 앱과 비교하면 결제기능 외 군더더기 서비스를 없애고 결제 편의성을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에서 이 앱을 켜면 지갑을 꺼내지 않고도 온·오프라인에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다. 이용자의 결제 성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자주 결제하는 분야에는 할인 쿠폰을 주는 식의 ‘초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를 주사용 카드로 삼고 이용하면 맞춤형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충성 고객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신용카드 위주인 결제시장이 제로페이, 카카오페이 등의 등장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의식한 조치다. 결제시장이 변한다면 그 변화에 앞장서면서 주도권을 계속 가져간다는 게 임 사장의 복안이다.

임 사장은 새 페이 앱을 초개인화 기반의 국내 소비·금융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상품 및 서비스 결제뿐 아니라 차량 배달, 숙소 예약에 이르기까지 각종 소비, 금융 거래를 이 앱에서 이뤄지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유통 등 다른 업종 사업자와 결제 관련 협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지급·결제 플랫폼인 페이팔, 올해엔 차량공유 플랫폼인 우버,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여행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 등과 각각 제휴했다.

이 밖에 신한카드는 올해 사내벤처를 확대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결제 인증, 보안 등을 아우르는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같은 새로운 결제 기술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변신이 중요하다고 봐서다. 신한카드는 2007년 10월 LG카드와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이후 11년째 카드업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