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두 달 만에 하락했다. 범용 제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나면서 올 4분기 추가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범용 제품인 128Gb MLC의 9월 고정거래가격은 5.07달러로, 전달보다 3.8% 떨어졌다. 이 제품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9개월 연속 5.60달러 선에 거래되다가 지난 7월 가격이 5.9% 급락한 바 있다. 8월에는 다시 보합세를 보였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하강곡선을 그렸다.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최근 3년간 최저치였던 2016년 5월의 3.51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1.6배 수준에 달하는 가격이다. 프리미엄급인 SLC는 32Gb급(15.14달러)을 비롯한 모든 품목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디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가격 하락은 MLC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 초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10월부터 시작되는 4분기에는 MLC와 SLC 제품의 계약 가격이 모두 뚜렷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D램 시장은 여전히 공급 부족으로 인해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의 평균가격이 8.19달러로, 5개월 연속 보합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올 4분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영향으로 수요는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SSD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지금까지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의미”라며 “시장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또다시 새로운 시장의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