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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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가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예·적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것은 기본이다. 고객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모바일 앱의 구성과 기능을 개편하는 데 공들이는 저축은행도 늘고 있다. 핀테크를 잘 활용하면 기존 사업 영역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우대금리 제공은 기본

3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예·적금에 가입하면 연 0.1%포인트 이상 우대금리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핀테크의 발전으로 모바일 금융 거래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저축은행업계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모바일 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기 위해 우대금리를 비롯한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예적금, 앱으로 가입하면 '보너스 금리' 쏠쏠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앱으로 정기예금을 가입하면 연 0.1%의 우대금리를 더해 연 2.8%(12개월 만기)를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2.75%이지만 모바일 앱인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얹어 연 2.85%의 금리를 준다.

JT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앱 SB톡톡으로 비대면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연 2.85%(12개월 만기)를 제공한다. 같은 기간 일반 정기예금을 가입할 때 금리가 연 2.7%인 것과 비교하면 연 0.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하나저축은행은 9월3일 선보인 웹 기반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 ‘모바일 브랜치’ 이용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적금과 경품 행사를 열고 있다. 모바일 브랜치는 앱을 설치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창에 주소를 입력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선 24개월 만기에 최고 연 3.4%의 금리를 제공하는 ‘플러스정기적금’을 500억원 한도로 11월까지 판매한다.

또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1.6%의 금리를 주는 하나플러스보통예금을 모바일 브랜치를 통해 신규 가입하면 하나멤버스 2000머니(포인트)를 지급한다. 이 밖에 DB저축은행도 모바일로 가입하면 연 0.1%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핀테크 고도화에도 공들여

저축은행은 모바일 앱 구성이나 기능 개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KB저축은행은 내년 1월 새 모바일 앱 ‘KB착한뱅킹 이노베이션’을 내놓기로 했다. 기존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해 비대면 기능과 편의성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NH저축은행도 내년 7월 자체 모바일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4월 웰뱅을 출시한 이후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며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OK저축은행도 고객이 모바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저축은행들은 이런 식으로 모바일 앱이 확산되면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은 시간·공간상 제약이 없기 때문에 은행에 비해 영업점이 적은 저축은행에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모바일 금융을 주로 사용하는 20~30대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핀테크를 활용한 신사업도 추진될 전망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3일 핀테크사업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전문업체 데일리인텔리전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업무 제휴를 통해 핀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공동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분야 전문업체와 협업을 확대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핀테크 경쟁력을 키우는 저축은행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그만큼 저축은행 모바일 앱을 이용했을 때 누릴 수 있는 혜택도 다양해지고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