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장관(왼쪽), 정승일 차관(오른쪽).
성윤모 장관(왼쪽), 정승일 차관(오른쪽).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55)이 지난 27일 취임한 데 이어 정승일 차관(53)도 28일 업무를 시작하면서 산업부 공무원들의 사기가 오르고 있다. 2016년 1월 윤상직 전 장관(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퇴임한 지 2년8개월 만에 내부 출신이 장·차관을 맡게 돼서다. 에너지자원실을 총괄하던 박원주 전 실장도 특허청장으로 영전했다.

산업부에선 윤 전 장관 이후 주형환·백운규 등 ‘외부 인사’들이 장관직을 맡았다. 주 전 장관은 기획재정부, 백 전 장관은 한양대 교수 출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업부 고위 공무원은 “외부 출신 장관들은 업무 추진에 대한 의욕이 강하지만 세부적인 현안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데다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애로를 겪곤 했다”며 “성 장관과 정 차관은 30년 가까이 산업부에서 근무해온 선배들이어서 내부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료는 “내부 출신을 수장으로 배출하지 못하는 부처가 수두룩하다”며 “신임 장·차관의 업무 이해도가 높은 건 확실히 장점”이라고 했다. “작년 문재인 정부 초기 산업부에서 통상 조직을 떼내 외교부로 통폐합한다는 얘기로 시끄러웠던 데다 에너지 라인이 한꺼번에 물갈이되면서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걸 감안하면 산업부 위상이 상전벽해된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행정고시 32회인 성 장관의 취임 후 산업부 내 세대교체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윤 전 장관(25회)이나 주 전 장관(26회)과 비교할 때 행시 기수가 갑자기 6~7회 앞당겨져서다.

다만 성 장관 체제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마저 격화하고 있어서다. 내부적으로는 ‘장관급 본부장’이란 얘기를 듣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59)과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성 장관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제조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