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건설은 삼성SDI가 발주한 260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사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1만8433㎡ 부지에 지상 7층짜리 개발연구동 시설이다. 바로 착공에 들어가서 내년 6월 완공된다. ▶한경 9월17일자 A15면 참조

이를 두고 재계에선 “삼성과 CJ의 화해 무드가 비즈니스에도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발주한 공사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삼성의 공장 건설을 CJ 계열사가 맡기로 한 것은 두 그룹 간 화해 분위기를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겠느냐”며 “‘삼성·CJ그룹 간 화해 2탄’”이라고 해석했다. 삼성그룹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공사를 맡을 만한 여러 계열사가 있다.

재계에서 말하는 ‘삼성·CJ그룹 간 화해 1탄’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출신으로 이재용 부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이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난달을 일컫는다. 당시에도 두 그룹은 이 같은 해석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 부회장은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성과 CJ 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사 교류로 시작된 화해 분위기가 이번 공사를 계기로 비즈니스까지 이어진 것이란 얘기다.

삼성과 CJ는 고(故) 이병철 전 명예회장이 창립한 회사에서 갈라진 회사로 원래 한 뿌리다. 1997년 CJ는 신세계와 함께 삼성에서 계열분리됐다. 2012년 이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간 불화 사건이 일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2014년 이재현 CJ 회장이 건강과 법적인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법원에 탄원서를 내면서 화해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간 사촌관계는 원래부터 좋았다”며 “이제 다시 화해해 나가는 과정이 확인된 것”이라고 평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