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 자금 확보를 계기로 LCD(액정표시장치) 중심으로 짜여진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OLED 위주로 전환한다는 계획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4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8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신디케이트론은 다수의 금융기관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융자해 주는 집단 대출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번 계약 체결은 우량 은행들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및 미래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투자 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해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2020년까지 대형 OLED에 10조원, 중소형 플라스틱 OLED에 10조원 등 총 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차입을 통해 공격적인 OLED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중국발(發) LCD 공급 과잉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업체들의 추격에 따른 LCD 가격 하락으로 지난 1분기 983억원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2분기 적자폭은 2281억원으로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의 90% 이상을 LCD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은 ‘없어서 못 파는’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