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왼쪽부터), 이나영, 김아중.
원빈(왼쪽부터), 이나영, 김아중.
지난달 CJ ENM 오쇼핑 부문은 디자이너 지춘희 씨와 손잡고 ‘지스튜디오’란 이름의 홈쇼핑 브랜드를 내놨다. 한 벌에 수백만원짜리 옷을 디자인하는 지씨의 첫 홈쇼핑 진출이란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 더 화제가 된 것은 모델 이나영이었다. 이나영 같은 톱스타가 홈쇼핑 모델을 한 전례가 많지 않아서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20일 또 한 명의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했다. 배우 원빈이다. 골프 캐주얼 브랜드인 ‘장 미쉘 바스키아’ 모델 계약을 맺었다.

조용환 CJ ENM 오쇼핑 부문 레포츠팀장은 “프리미엄 골프 캐주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원빈을 섭외했다”고 말했다. 원빈은 이나영의 남편이다.

TV 홈쇼핑과 톱스타의 ‘조합’은 최근의 일이다. 과거에는 홈쇼핑의 ‘저렴한’ 이미지 탓에 톱스타들이 모델 계약을 꺼렸다. 전성기를 지난 연예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TV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옷이 점점 고급화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2015년 패션 상품의 평균 가격이 12만원 안팎이었다. 작년에는 이 금액이 20만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베라왕’ 등 연 주문액 1000억원을 넘는 브랜드도 나왔다. 판매 단가가 높아지고 금액도 커지자 톱스타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홈쇼핑 중 CJ ENM 오쇼핑 부문이 특히 적극적이었다. 패션 부문 매출 비중이 홈쇼핑 중 가장 높은 데다 지난 7월 방송,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CJ E&M과 합병한 영향도 있다. CJ E&M ‘연예인 네트워크’를 홈쇼핑 부문에 활용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패션 PB ‘엣지(A+G)’는 김아중, ‘셉렙샵 에디션’은 배우 이민정을 모델로 섭외했다.

CJ ENM만 톱스타 기용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GS샵은 패션 브랜드 ‘모르간’의 올 시즌 광고 모델로 배우 김남주와 계약했다. 드라마 ‘미스티’에서 김남주가 보여준 커리어 우먼 느낌과 브랜드 콘셉트가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롯데홈쇼핑은 2014년 이탈리아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페스포우’ 판매에 나섰을 때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쓴 바 있다. 다니엘 헤니는 현재 다른 홈쇼핑과도 광고 모델 계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