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동맹)가 오는 2021년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차량 계기판에 탑재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지난해 1천60만 대를 판매해 세계 어느 자동차 업체보다 많은 차를 판 이 동맹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를 선정한 것은 지난 10여 년 간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의 성공 사례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구글의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대시보드에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되면 운전자들은 구글 맵과 앱스토어, 음성인식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의 통합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영역이 구글 등 IT 대기업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경계해왔다. 인포테인먼트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소비자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뢰성 있고 이용에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해온 자동차 업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길 찾기를 하거나 음악을 듣고 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칼 모스 부사장은 "많은 고객이 자동차 업체가 개발한 앱보다 구글의 앱이 사용하기 쉽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 수년간 구글이 구축한 신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동맹과 구글 간 파트너십의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모스 부사장은 구글이 차량 앱에서 생성된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고객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이번 파트너십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애플이나 구글의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실리콘밸리 IT 거인들의 궁극적 비전은 스마트폰과 자동차, 집 등에서 기기 간에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광범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은 복잡한 지분구조로 얽힌 제휴 관계이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위한 업무 효율성을 위해 이 제휴 관계가 단일 법인의 합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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