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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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다.

자오진핑(趙晉平)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18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신시대에 들어선 중국’ 간담회에서 “미국은 중국의 발전 전략에 대해 대단히 우려하고 있고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의 첨단기술을 억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장기적인 발전을 억누르기 위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오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외 무역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불리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이 타격을 입는 것은 핵심 기술에서 미국에 여전히 뒤처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부품을 수입,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한다”며 “중국은 진정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한 반면 미국은 무역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가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이 첨단기술 확보 필요성을 절감하고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자오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발전 수준은 중진국보다 약간 높을 뿐 선진국이 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지만 1인당 GDP는 1만달러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일각에선 중국의 국력이 미국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미국은 물론 일본 유럽 한국과도 기술력 등에서 큰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남북한 정상회담과 관련, “성과를 낼 것”이라면서도 “비핵화가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양 선임연구원은 “과거 미·북 제네바 합의와 6자회담 결과로 나온 9·19 공동성명에선 더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중국이 추구하는 것은 한반도에 핵이 없는 상태, 한반도가 외부로부터 핵 위협을 받지 않는 상태”라고 말해 ‘북핵 폐기’에 방점을 찍고 있는 한·미와 시각 차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면 한국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중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