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에 있는 SK매직 공장에서 직원이 직수정수기를 조립하고 있다.  /SK매직 제공
경기 화성에 있는 SK매직 공장에서 직원이 직수정수기를 조립하고 있다. /SK매직 제공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직수정수기. SK매직이 국내 생활가전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인 품목이다.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은 시장에서 한두 개 제품도 1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SK매직 관계자는 “동양매직 시절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해온 DNA가 선두를 지키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경기 화성에 있는 SK매직 공장을 찾았다. SK매직은 이곳에서 1등 가전제품 5개를 모두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직수정수기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38%, 17%, 37%, 68%, 43%다.

SK매직의 질주 비결은 뿌리깊은 '혁신 DNA'
올여름 가장 바빴던 정수기 생산라인은 여전히 분주했다. 정수기 생산라인은 공기청정기와 한 곳에 자리잡았다. 3개 라인 가운데 1개 라인은 계절에 따라 공기청정기와 얼음정수기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가변 라인으로 설계했다. 정수기 성수기인 여름철엔 3개 라인 모두 정수기를 생산한다. 김학철 생산기획팀 차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가변 라인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SK는 2016년 말 동양매직을 인수하며 렌털사업에 뛰어들었다.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코웨이에 이어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와 2위 다툼을 벌이다 최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직수형 정수기를 내세워 시장을 빠른 속도로 확대, 기존 탱크형 정수기 위주의 렌털시장 지형을 바꿨다는 평가다.

전기레인지 생산라인은 결혼과 이사가 많은 가을 성수기를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SK매직은 생산업체가 난립, 경쟁이 심한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6년엔 린나이를 제치고 가스레인지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신개념 제품을 내놓은 것이 이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 원동력이 됐다. SK매직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가 혼합된 하이브리드레인지(인덕션 2구, 가스 1구)를 판매한다. SK매직 관계자는 “전기레인지가 안전하지만 불맛을 낼 수 없어 가스레인지가 혼합된 하이브리드레인지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며 “이 제품은 분양 시장(빌트인 제품)에서 10대 가운데 6대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라고 했다.

하이브리드레인지는 가스레인지 라인에서 생산한 모듈을 가져다가 전기레인지 생산라인에서 조립한다. SK매직 관계자는 “SK매직이 높은 효율성을 확보한 비결은 모듈화 자동화 덕분”이라며 “정수기 필터 생산 라인 등은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식기세척기 생산라인에선 6인용 소형 식기세척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에서 SK매직의 점유율은 68%로 압도적이다. 2000년대 초 유럽의 식기세척기가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국내와 식문화가 다른 유럽산 제품은 밥공기 국그릇을 잘 닦지 못했다. SK매직은 이런 단점을 보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선보여 시장을 선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