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는 알바… 청년 17만명 일자리 잃다
올해 8월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달 30만 명가량씩 늘어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년도 안 돼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년층 일자리 타격이 특히 심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아르바이트생이 줄면서 만 15~24세 취업자가 17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청년층 실업률(8월 기준)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10년 1월 취업자 수가 1만 명 줄어든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월평균 31만6000명씩 늘었다. 올해 2월부터 증가폭이 10만 명대로 주저앉은 뒤 7월에는 5000명까지 쪼그라들었고 지난달에는 이보다도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4000명 늘어난 113만3000명이었다.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136만4000명) 후 가장 많았다. 실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만 15~24세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6만8000명 감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8월은 방학기간이라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이 많은데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의 일자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주지 못해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12만3000명, 음식·숙박업은 7만9000명 감소했다.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쓰는 이들 업종은 최저임금 인상 영향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면서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10.0%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8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0.7%를 기록한 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이 역시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0년 8월(4.1%) 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다.

이태훈/김일규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