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자율주행·뉴로모픽 프로세서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연구
권오현 회장 소속…원장은 DS사업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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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12일 알려지면서 이 조직의 역할과 위상에도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 석방 이후 공식·비공식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업장이 아닌 연구개발(R&D) 현장에서 직접 회의까지 주재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개관한 삼성종기원은 미래먹거리 발굴·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와 핵심 원천기술 선행 개발 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상의 '삼성 R&D 중심 기지'다.

총 1천100여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이 15개 연구실(랩)에서 차세대 컴퓨팅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소재와 신물질, 자율주행·전장 부품, 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단말기에서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뉴럴 프로세서' 개발, 인간 두뇌를 모방한 '차세대 뉴로모픽 프로세서' 개발,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미래형 컴퓨터 기술인 '퀀텀 컴퓨터' 선행연구, 핵심 AI 알고리즘 개발 등이 역점 연구 분야로 꼽힌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삼성전자의 3개 일선 사업부와의 공조를 통해 통·번역, 자율주행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프로세서의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운영기술,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차량용 3차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 등도 이곳에서 연구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종기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권오현 회장이 승진하면서 이곳으로 옮기게 돼 주목받았다.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인한 '총수 공백' 상황에서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맡았던 권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일선 퇴진을 선언한 뒤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종합기술원을 사실상 총괄하는 원장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문의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종합기술원에서는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약물 대신 전기 자극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약이나, 헬스케어·의료기기용 차세대 반도체·센서 개발 등이 연구 대상이다.

특히 전자약의 경우 단순 자극형 기기에서 알츠하이머·류머티즘 등 사용자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맞춤형 기기로 진화하고 있으며, 의료 전문 연구기관과 협력해 신규 기능을 검증하고 있다.

또 반도체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유전체(dielectric) 물질이나 초박형 렌즈와 초고해상도 이미지센서 등에 활용 가능한 '빛 제어 기술', 차세대 산화물계 전지소재, 그래핀· 퀀텀닷 등 차세대 혁신 소재 등도 연구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