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한계 몰린 자영업자… 금융지원 40% 급증
올 들어 은행에 대출 원금 상환 유예, 이자 감면 등 지원을 요청한 개인사업자가 급증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119’로 원금 상환을 유예하거나 이자를 감면받은 건수는 579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대출금 기준으로는 48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3.6%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일시적 자금난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가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이 만기 연장이나 이자 감면 등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한계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섰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행 창구에서는 이자 상환도 힘들 만큼 어려워진 개인사업자들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영세 개인사업자들의 형편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모별로 보면 5000만원 이하 소규모 대출에 대한 지원이 420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5.1%(1306건) 늘었다. 또 전체 지원 건수 중 5000만원 이하 대출 비중은 72.5%로 지난해 상반기(69.3%)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와서 종업원을 내보내 인건비를 줄였는데도 빚 갚을 형편이 안 된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개인사업자대출119’ 지원 방식으로는 만기 연장이 65.9%(3365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자 감면(30.6%·1566억원) △대환대출(2.1%·109억원) △이자 유예(1.4%·70억원) 순이었다.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상환이 끝난 금액은 1조418억원으로 총지원액(2조9864억원)의 34.9%였다. 대출을 받아간 이들이 돈을 갚지 못해 부실처리된 금액은 4416억원(14.8%)이었다. 금감원이 은행별 ‘개인사업자대출119’ 운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대형 은행에서는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중소형 은행에선 부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우수은행으로 선정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