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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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이 내수 부진에 따른 수입 급감이 없었다면 2분기 경제가 역성장할 수도 있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9일 '내수 부진 방어를 위한 경제 심리 회복 시급'이라는 보고서에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6%를 기록했으나 대부분이 수입 감소에 의한 '불안한 성장 구조'였다"고 밝혔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0.7%포인트였으나 순수출(수출-수입)은 1.3%포인트에 달했다.

순수출을 뜯어보면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1분기 1.8%포인트에서 2분기 0.2%포인트로 쪼그라들었으나 수입은 1.8%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수입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확대해 성장률도 0%대 중반에 이를 수 있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만약 수입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역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기 동행·선행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자체 분석 결과 "현재 경기는 2017년 2분기를 고점으로 시작된 전형적인 경기 수축 국면 상에 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소비는 2018년 1분기 이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매판매는 7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는데, 이는 내구재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라고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투자가 마무리된 여파로 5∼7월 내내 역성장(전년 동월 대비)했다. 다만 대기업이 발표대로 투자 계획을 진행한다면 설비투자 부진은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투자 성장세도 6∼7월 뒷걸음질 쳤다. 토목·건축부문이 모두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수출은 3분기 들어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으나 7, 8월 증가율은 6.2%, 8.7%로 한 자릿수에 그쳤고 품목별로는 여전히 반도체, 석유화학에 쏠려 있다고 분석됐다.

실물경제의 침체가 고용 불황으로 이어지며 신규취업자 수는 7월 들어 5000명으로 급락했다.

내수 부진 때문에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8월 0.9%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0%대로 하락했다.

가계·기업의 체감 경기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경기 하방 리스크로 가계·기업 심리 부진, 설비·건설투자 절벽에 따른 성장력과 고용창출력 약화, 수출 경기 양극화와 반도체 수출 경기 하락 가능성, 건설업 경기 위축에 따른 고용 시장 어려움 가중,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 금융불안 등 대외 리스크 국내 전염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하반기 경제 상황은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 사이클상 2019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할 수 있으나 대외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경기 회복 시점이 상당 기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내수 부진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 확장적인 재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내수 부진이 심각하면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실질 근로소득을 높일 방안과 자동차 개소세 인하 등 감세정책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대외 리스크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