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드론(무인항공기)용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한다. 전통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로봇과 드론 연료전지 사업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다는 목표다. 발전 플랜트와 건설 기계 등 굴뚝산업으로 성장해온 두산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6일 열린 ‘2018 인터드론’ 전시회에 자체 개발한 드론용 연료전지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산업용 드론 시장은 태양광·풍력 발전소 설비 관리부터 임업 병해충 및 산불 감독, 장거리 물품 운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2025년까지 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드론용 연료전지 사업을 위해 2016년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드론용 연료전지팩을 개발했다. 연료전지팩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전지 집합체를 말한다. 두산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주도로 2014년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해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연료전지 부문에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주 금액(32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총 8400억원을 수주했다.

두산이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제품은 수소를 담은 용기를 탈·부착하는 방식으로 연료원을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소 용기 1회 충전으로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해 20∼30분에 불과했던 기존 드론용 배터리의 비행 시간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국내외에서 시범사업 및 실증 테스트를 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드론용 연료전지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두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대표는 “수소 공급·충전·배송 서비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비행 정보 수집·연동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며 “연료전지 원천 기술을 토대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