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케임브리지 AI센터 가다②] "표정만 보고 알아서 척척"
"노인들에게 스마트폰은 여전히 어려운 기기다. 스마트폰에 AI가 적용되면 노인들은 더 쉽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가족들은 주기적으로 노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꿈꾸는 AI 미래상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5개의 AI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 AI센터들의 연구분야가 중복되지 않도록 조율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케임브리지 AI센터의 마야 팬틱 임페리얼 대학 교수를 만났다. 영국 케임브리지 AI센터는 감정인식 기반 AI 선행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마야 교수는 케임브리지 AI센터의 핵심 연구진으로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얼굴 및 행동 분석을 통한 감정인식 AI의 대가로 꼽힌다.

마야 교수는 "현재 AI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지시를 내렸을 때 그 지시가 어떤 배경에서 내려졌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결과를 배워 구체적인 액션에 돌입하는게 AI의 최종 목적"이라 말했다.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인간 중심 AI'를 지향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AI가 사람처럼 이해하고 상호 통신할 수 있는 'Human-like Communication'(얼굴·음성·몸동작·감정 등을 통합해 이해하는 기술) ▲헬스 케어 ▲적은 데이터로 구동 가능한 머신 러닝 ▲클라우드 없이 기기 내에서 AI가 구현되는 On-Device AI 등이다.

AI가 인간처럼 통신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음성과 얼굴 표정, 움직임 등 다양한 표현을 실시간으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인종, 문화, 연령, 성별에 따라 표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결합해야 정확한 분석을 이뤄낼 수 있다.

마야 교수는 "AI는 한 번에 학습되는게 아니라 계속 강화해서 새롭게 진전돼야 한다"며 "접점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삼성전자의 장점은 수많은 기기들이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기술이 적용되면 사용자의 표정만으로 기기가 어떤 명령을 수행하길 원하는지 예측해 알아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냉장고가 스스로 식료품을 인식해 식품 리스트를 만들고, 노인의 상태를 체크해 치매나 우울증 등의 사전 징조를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마야 교수는 "최근에는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은 80%, 영국은 60%가 과체중으로 진단받고 있다"며 "비만 문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자가 먹는 음식의 칼로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영국 유명 대학과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와 인력 및 설비 상호 교류, 연구과제 지원 등 다양한 상호 협조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야 교수는 "AI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의 가전과 IT제품을 통해 축적한 사용자 이해를 바탕으로 AI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삼성전자의 다른 AI센터와 함께 인간 중심의 AI 기술을 보다 심도 있고 혁신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들이 보다 사용자들의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발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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