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다.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차의 SU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이상 늘었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11만1406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올초부터 이어진 판매 부진을 지난 5월 이후 만회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84만 대를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86만195대)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판매 회복세를 이끈 주인공은 SUV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보다 25.9% 늘어난 4만8909대의 SUV를 팔았다. 전체 판매량의 43.9%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2만7678대, 기아차가 2만1231대의 SUV를 팔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0.4%, 20.5% 증가했다.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은 지난달 1만1559대가 팔렸다. 작년 8월보다 판매량이 18.5% 증가했다. 투싼은 1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늘어났다. 올해 3월 이후 매달 1만 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1만1347대가 팔린 중형 SUV 싼타페도 현대차의 판매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가 올초 미국에 선보인 소형 SUV 코나는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월 이후 월평균 4500대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형 SUV 쏘렌토와 준중형 SUV 스포티지를 각각 1만1995대, 6538대 팔았다. 쏘렌토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34.3% 급증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SUV 위주로 판매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코나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기차(FCEV) 넥쏘 등 친환경 SUV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싼 부분변경 모델 등을 내세워 SUV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