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유모차·뱅앤올룹슨까지… '묘미'의 실험, 렌털 트렌드 바꿨다
“기존 ‘케어(care)’ 렌털에서 벗어나 ‘셰어(share)’ 렌털 시장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최창희 롯데렌탈 소비재렌탈부문장(상무)은 묘미의 1년 성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롯데렌탈이 운영하는 렌털 서비스 묘미는 지난해 8월 첫 상품을 내놨다. ‘세상의 모든 것을 빌려드립니다’란 콘셉트의 렌털 서비스다.

국내 렌털 시장은 정수기 등 생활가전을 전문적,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렌털 서비스 위주로 성장했다. 코웨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제품을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합리적인 소비에 초점을 둔 다양한 렌털 서비스가 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주도한 것이 묘미”란 설명이다.

묘미의 렌털 제품은 다양하다. 한 번에 목돈을 주고 사기에 부담스러운 명품 가방 등 패션 제품부터 일정 기간 이용하고 나면 쓸 일이 없어지는 유모차 등 유아용품,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여행용 가방까지 빌려준다.

지난 2월 시작한 명품 가방 렌털 서비스는 샤넬, 디올, 생로랑, 셀린느 등 명품 가방 신제품을 하루 5900원에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의 명품 핸드백을 결혼식, 데이트, 친목 모임 등 상황에 맞춰 부담 없이 이용한 뒤 반납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명품가방·유모차·뱅앤올룹슨까지… '묘미'의 실험, 렌털 트렌드 바꿨다
지난달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트렌드를 반영해 고급 음향기기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뱅앤올룹슨, 자르, 제네바, 바워스앤윌킨스 등 50만~300만원대의 음향기기를 ‘스마트 장기’ 렌털 서비스로 제공한다. 스마트 장기 렌털 서비스는 계약 기간 월 렌털료를 내고 제품을 이용한 뒤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이다. 렌털 기간은 12, 24, 36개월 가운데 정할 수 있다. 예컨대 뱅앤올룹슨 제품의 월 렌털료는 조건에 따라 1만4000~8만원이다.

묘미는 스마트 장기 렌털 서비스 외에 포장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리얼 패킹’, 써본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새 상품 렌털’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새 상품 렌털 서비스는 이용자 수가 1년 만에 12배 늘었다.

최근 묘미의 회원 수는 15만 명을 넘어섰다. 누적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수와 방문자 수는 각각 50만 건, 350만 명을 돌파했다. 렌털 상품 수는 지난해 8월에 비해 약 3.6배 증가했다. 월평균 주문 건수는 6.9배 이상 늘었다. 주요 이용자의 평균 연령은 36세다.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고 구매력이 높은 30대가 많다. 여성 고객 비중이 60%다. 유아동용품을 빌려 쓰는 엄마들이 많기 때문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유아동용품을 단기로 빌려 쓴 이용자는 직접 구입한 것보다 비용을 약 93%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