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이 소득의 80% 넘으면
은행서 돈 빌리기 어려워져

은행, 대출 제한 DSR 기준 100% → 80%로 낮춘다
금융당국, 내달부터 제2금융권도 시범 운영
다음달부터 대출 신청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80%를 초과하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집값이 뛰자 금융당국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의 기준선을 100%에서 80%로 강화할 방침이어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DSR 대출 기준선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DSR은 연간 소득에서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전 금융권의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 부채로 산정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DSR은 모든 가계대출에 적용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3월부터 가계대출에 DSR 규제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대부분 DSR 100%를 기준선으로 정해 이를 넘어가는 대출을 고(高)DSR로 분류해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 해 소득을 전부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면 상환능력을 고려한 정상적 대출로 보기 힘들 것”이라며 “DSR 기준선을 100%에서 80% 안팎으로 낮출 것을 은행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기준선으로 현행 100%보다 20%포인트가량 낮은 80% 안팎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강화된 DSR 규제를 통한 가계대출 옥죄기로 시중에 공급되는 유동성을 줄이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현행 기준선인 100%를 넘더라도 대출을 거절하는 사례를 찾기 어려운 등 느슨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3월부터 DSR 대출 기준선을 100%로 설정했지만, 담보에 따라 200%까지 허용해주거나 본부특별심사 등 예외조항을 통해 대출을 내주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달 28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DSR 심사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즉각적 시정조치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DSR 운영실태를 점검한 뒤 다음달부터 DSR을 은행권의 정식 관리지표로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 기준선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실태평가 결과를 통해 이달 중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음달부터 DSR 기준선을 넘는다고 모든 대출이 거절되는 건 아니다. DSR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과 달리 참고 지표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DSR 기준선을 넘는 대출을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의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DSR 기준선과 함께 관리비율을 어느 정도로 설정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상호금융권에 DSR을 시범 도입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저축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캐피털사에도 DSR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debt service ratio. 대출자의 연간 총 금융부채 원리금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지표.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자동차 할부대출 등 전 금융권의 상환 원리금을 모두 부채로 산정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