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덕에 1~8월 기준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특정 품목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데다 유가 상승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있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도체 호황' 의존… 1~8월 수출 사상최대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1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471억달러)보다 8.7% 늘었다. 8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1~8월 누적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3998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러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유독 수출이 강세를 보인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 덕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실적은 115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고 있다.

유가 상승도 한몫했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0%, 석유제품 수출액은 46.3% 늘었다. 수출단가가 38.3% 급등해서다. 철강(20.7%) 일반기계(16.3%) 컴퓨터(11.7%) 등도 증가했다. 다만 선박(-71.8%) 가전(-25.2%) 무선통신기기(-15.5%)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0.8%) 베트남(16.0%) 일본(15.0%) 등에서 늘었고 인도(-30.6%) 중동(-8.2%) 유럽연합(-3.6%) 등에서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 제조업 경기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올해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험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기 위축 가능성 등을 꼽았다. 8월 수입은 443억달러로 1년 전 대비 9.2% 늘었다. 무역수지는 6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9개월 연속 흑자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