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국제박람회를 연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시한 데 따른 정책 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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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이달 안에 국제박람회 개최를 위한 연구용역 입찰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기재부는 이르면 연내 연구용역 기관을 선정해 내년까지 연구 결과를 받을 계획이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관련 부처들과 협의한 뒤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를 주관 부처로 삼아 2020년에 국제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구체적인 박람회 분야나 규모, 예산 등은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국제박람회 개최는 김 부총리가 지난 6월 경기 스타필드하남에서 열린 혁신성장 간담회에서 정 부회장으로부터 제안받아 추진하는 사업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신세계 이마트가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박람회에 참가해 물품을 구매하는 사례를 설명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국제박람회를 개최하면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서도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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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미국 최대 국제식품박람회인 팬시푸드쇼, 아시아 최대 국제식품박람회인 푸덱스 재팬 등 식품 분야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소비재 박람회인 독일 암비안테, 중국 최대 상품 박람회인 칸톤페어, 세계 최대 유통산업 전시회인 독일 유로숍 등에서 해외 구매 상품을 결정하고 구매 계약을 맺는다. 이마트에서 연간 100억원어치가 팔리는 ‘피코크 피자’가 국제박람회를 통해 발굴한 대표적 상품이다.

정부는 이마트가 참가하는 국제박람회뿐만 아니라 유럽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시회인 프랑스 비바테크놀로지 등 다른 사례도 참고해 국제박람회 추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상품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인근 국가 상품도 함께 소개해 다양한 해외 바이어들이 국제박람회를 찾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