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판매 부진 장기화
공장 가동률 올리기 고육지책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일부를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판매 부진으로 떨어진 공장 가동률을 다시 끌어올리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란 분석이다. 성장세가 둔화된 중국 대신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동남아 지역 공략을 확대하려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생산한 현지 전용 모델 일부를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실무 검토 단계로, 실제 수출로 이어질지는 올해 말께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지금까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을 다른 나라에 판 적이 없다. 세계 10개국에서 운영 중인 35개 공장 가운데 수출하지 않는 곳은 중국 공장이 유일하다.

현대·기아차 "中서 만든 車, 동남아 수출 검토"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쓰촨공장(상용차) 등을 합쳐 연 181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기아차의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공장(연 89만 대)을 가동 중이다. 두 회사를 합친 중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 270만 대다. 베르나와 위에둥, 위에나 등 현지 전략 모델과 싼타페, 쏘나타, 포르테, 스포티지 등을 생산해 팔고 있다.

중국 생산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이유는 현지 판매 감소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은 연 270만 대에 달하지만 판매량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두 회사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114만5012대로 2016년(179만2021대)보다 36.1%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8.1%에서 5.0%로 떨어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60만1444대에 그쳐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생산 물량을 수출하는 대상국으로 동남아 등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GM과 폭스바겐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도 현지 공장을 동남아나 중동 등을 위한 수출 전략기지로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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