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훨훨 날고 있다. 잇따라 대형 투자를 단행하는가 하면 고용 인력도 꾸준하게 늘리고 있다. 실적도 고공 행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적이 뒷걸음질을 거듭하고, ‘고용 참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자리가 줄고 있는 한국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업 관련 정책이 명암을 가른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기 전부터 친(親)기업 행보를 이어왔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35%에서 21%로 낮췄고, 여기서 1%포인트를 더 내리겠다고 공언했다. 규제도 대대적으로 없앴다.

기업들은 투자 확대로 화답했다. 골드만삭스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미국 기업의 투자는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한 2012년 법인세 최고세율은 30%였지만, 지금은 23.2%로 떨어졌다. 재계가 원하는 정책 패키지를 제공했고, ‘암반규제’라 불릴 정도로 공고했던 각종 규제도 파격적으로 해소했다. 결과는 기업의 실적 잔치다. 2분기 일본 상장사 1588곳의 순이익 합계는 8조9025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2분기 기준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일자리도 늘고 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은 올 6월 기준 1.62배다. 한국은 0.65배에 불과하다. 일본은 취업 희망자 100명이 162개의 일자리를 두고 고민할 때, 한국은 100명이 65개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툰다는 의미다. 중국과 독일 등도 자국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