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보복관세로 타격을 입은 농가에 47억 달러(5조2천170억 원) 규모의 손실금을 직접 보전해주기로 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농업 지원방안에 미국산 수출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로 손실을 입은 농가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47억 달러를 포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중에서도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로 수출에 극심한 타격을 받은 대두 농가에 36억 달러(4조 원)가 지원될 예정이다.

이는 기대 생산량의 절반에 대두 1부셸(곡물 중량단위·1부셸=27.2kg)당 1.65달러를 곱해 산출됐다고 빌 노시 농무부 농산 담당 차관이 농무부 콘퍼런스콜에서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 수출하는 대두의 60%를 구매해온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이 미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로 보복하자 미국산 대두는 중국 시장에서 급속도로 배척당하고 있다.

소니 퍼듀 농무부 장관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적인 지원안에 대한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방안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첨예해지면서 협상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불만이 커지고 있는 미국 농가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조치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들에 대한 첫 번째 직접 자금지원이라고 전했다.

이번 직접 자금지원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발표한 120억 달러(13조5천900억 원) 규모의 농가 지원안의 일부다.

미국은 앞서 수수 생산량 50%에 대해 1부셸당 86센트, 밀 1부셸당 14센트, 옥수수 1부셸당 1센트, 면화 1파운드(453g)당 6센트의 지원금을 각각 주기로 한 상태다.

돼지 사육농가도 이달 1일부터 출하된 물량의 절반에 마리당 8달러를 곱한 지원금을 받게 되고 낙농가도 우유 100파운드당 12센트의 지원금을 얻게 된다.

그렉 아이바하 농무부 마케팅 규제프로그램 담당 차관은 "다른 국가의 부당한 관세에 타격을 받은 특정 상품들"이라고 말했다.

지원 패키지에 대한 등록은 내년 1월에 끝나는 올해 수확기에 맞춰 내달 4일부터 시작된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농가들은 생산량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한 농가가 받을 수 있는 지원액 상한은 12만5천 달러(1억3천800만 원)다.

지원안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2억 달러 규모의 무역판촉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이번 농가 지원안이 공화당 내부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 내부의 일부 자유무역파는 이번 지원금을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반대해온 복지 프로그램의 하나로 받아들이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농가도 이번 지원책을 회의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

일리노이주 대두재배협회의 더그 슈뢰더 부회장은 "단기적 지원은 장기적인 시장 안정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며 "농민은 원조가 아닌 교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보복관세 직격탄 맞은 美농가에 5조2000억원 직접 지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