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노사가 주 52시간 근로제를 연내 조기 도입하고, 점심시간 영업은 지속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로써 다음달로 예고했던 은행 노조의 파업은 없던 일로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은행 사측)와 금융산업노동조합(은행 노측)은 27일 진행된 산별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이 나오면서 다음달 14일로 예정됐던 은행 노조의 총파업도 잠정 연기됐다.

잠정 합의안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내용이 다수 반영됐다. 임금은 2.6% 인상하고 이 가운데 0.6%는 공익재단에 출연한다. 앞서 중노위는 2.6%의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 2년 연장을 권고했다. 2.6%의 임금 인상 폭은 금융노조가 제시한 3.7%와 사측 1.7%의 중간값을 도출한 것이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은 지금보다 1년 미뤘으며 세부사항은 지부별로 노사합의에 따라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

주 52시간 근로는 연내 조기 도입하고 은행원의 점심시간 한 시간은 ‘PC 오프제’로 보장된다. 하지만 노조가 주장한 점심 휴게시간 한 시간 동시 사용은 안건에서 빠졌다.

은행원이 돌아가면서 한 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은행 업무를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다. 금융노조가 전면 폐지를 주장했던 핵심성과지표(KPI)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주말 내내 그리고 27일 오전까지 논의한 끝에 나온 결론”이라며 “세밀한 부분은 아직 남아 있지만 큰 틀에서는 현재 합의안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합의를 도출하면 예정됐던 파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KPI, 근로시간과 같은 부분까지 논의하려면 최종 합의까지는 1~2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