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겨울용 의류를 판매하려는 패션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비수기인 여름철이 끝나가는 이 무렵,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가을 신상품을 얼마나 판매하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고급 의류인 캐시미어와 램스울 같은 자연 소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패션업체들은 신상품 니트를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다.

◆더 캐시미어 플래그십스토어 열어

 TNGT
TNGT
패션업체 한섬이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더 캐시미어’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26일 서울 청담동에 연 것도 가을·겨울용 고급 의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섬은 기존에 1층에서만 운영하던 매장을 건물 전체로 넓혀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스토어로 바꿨다. 에르메스,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가 몰려 있는 도산공원 인근에서 고급 의류와 소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2015년 8월 첫선을 보인 더 캐시미어는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등에서 고급 캐시미어를 대량으로 수입해 상품 가격을 낮췄다. 그 덕분에 매출은 첫해 50억원에서 이듬해 120억원, 지난해에는 22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60.4% 증가해 연 매출이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문을 연 더 캐시미어 플래그십스토어는 4개 층으로 구성됐다. 1층에선 여성복과 남성복, 주방 및 욕실·거실 소품류를 판매한다. 2층은 유아동 의류와 액세서리로 꾸몄고, 2층과 3층 사이 공간은 리빙 소품, 펫 상품 및 선물코너를 배치했다. 3층에선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을 선보였다.

한섬 관계자는 “더 캐시미어의 고급 의류는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 키즈 상품으로 기존 매장과 차별화했다”며 “2층 전체를 키즈존으로 구성해 베이비(0~2세), 토들러(3~6세), 주니어(7~8세) 등으로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니트 신상품 출시 줄이어

더 캐시미어
더 캐시미어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LF의 남성복 브랜드 TNGT 등 패션업체들은 잇달아 니트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니트는 보온성이 높은 데다 가을과 겨울에 겹쳐 입기 좋아 실용성이 큰 상품이다.

유니클로가 최근 선보인 니트 컬렉션은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 프리미엄 램스울, 캐시미어 등 고급 천연소재가 주를 이룬다. 스웨터, 카디건, 베스트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나왔는데 가격대가 2만9900~4만9900원대로 저렴하다. 일반 램스울보다 얇은 극세섬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램스울을 3만9900~4만9900원에, 100% 캐시미어 소재로 제작한 니트를 8만9900~9만9900원에 판매한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대규모 캐시미어 전문 공장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원모부터 상품 제조까지 일괄적으로 관리해 상품 가격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유니클로
패션업계는 올가을 니트를 활용한 남성복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TNGT가 최근 내놓은 니트는 재킷이나 코트 안에 두루 입을 수 있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체크무늬 셔츠에 겹쳐 입거나 티셔츠 위에 입기에도 좋다. 네이비 블랙 등 기본 색상은 물론 브라운, 카멜 계열의 색상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TV홈쇼핑 업체들도 ‘니트 대전’에 가세했다. GS샵은 프리미엄 소재 니트를 판매하는 ‘G패션’ 캠페인을 통해 ‘SJ와니’ ‘쏘울’ ‘모르간’ ‘K by 김서룡’ 등과 같은 브랜드의 신상품을 선보인다. 손정완 디자이너의 SJ와니는 니트원피스를, 쏘울은 호주산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울, 네이멍구산 캐시미어 등 고급 의류를 판매한다.

윤선미 GS샵 브랜드사업부 상무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홈쇼핑에서도 고급 의류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가을·겨울 내내 활용도가 높은 캐시미어, 울 등 니트류 인기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