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18년 만에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코스트코 결제 카드로 선정됐다. 내년 5월24일부터 국내 코스트코 매장에선 현금이나 현대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카드업계에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의 공격 경영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대카드, 삼성 제치고 코스트코 결제카드 됐다
현대카드는 24일 코스트코코리아의 차기 제휴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코스트코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미국 대형마트로 1개 국가에서 카드회사 한 곳과 독점 계약하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1998년 설립된 이후 2000년부터 18년 동안 삼성카드와 독점 가맹점 계약을 유지해왔다. 그동안 국내 코스트코 회원은 카드 결제 시 삼성카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코스트코는 연초 현대, 삼성, 신한, 씨티 등 4개 카드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카드는 별도의 전문조직을 운영하고, 데이터 분석과 활용·마케팅 등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갖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단순히 제휴카드 사업자가 아니라 장기적 비즈니스 파트너사로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향후 코스트코와 상호협력을 통해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 관계자도 “현대카드는 코스트코가 지향하는 국제표준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사”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코스트코는 그동안 독점 가맹점 계약을 맺는 대신 가맹점 수수료율을 다른 곳보다 낮게 적용받아 왔다. 현대카드는 낮은 수수료율을 감안하더라도 회원 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코스트코코리아와의 독점 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크다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입찰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와 코스트코는 기존 코스트코 이용객이 제휴사 변경으로 입게 될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점유율 3위로 수년째 점유율 14~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 부회장은 이의 돌파구로 코스트코 입찰 경쟁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코리아는 매년 10% 안팎으로 성장하는 데다 특정 신용카드만 사용할 수 있어 현대카드로서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에 유리하다”며 “현대카드는 수수료율이 낮더라도 적잖은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미/정지은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