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구성 다양화하고 자금조달 비용 줄일 수 있어 유리

저축은행 업계가 '주거래 고객'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목돈 정기예금이나 신용대출 창구로만 주로 인식돼 온 저축은행에서 시중은행처럼 자유 입출금을 하고 급여계좌를 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 금리와 혜택이 특히 젊은 고객을 유인하는 모양새다.

21일 웰컴저축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으로 급여를 받고 체크카드를 쓰며 자동이체를 꾸준히 활용하는 '주거래 고객'은 지난달 말 1만4천명을 넘어섰다.

시중은행과 견주면 미미하지만, 웰컴저축은행 출범 당시인 2014년 5월에 주거래 고객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이다.
저축銀 '금리 유목민'보다 '주거래 고객' 잡아라… 혜택으로 유인
웰컴저축은행은 정기예금 위주, 오프라인 영업점 중심에서 벗어나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할 수 있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접근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관련 상품을 강화했다.

웰컴저축은행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가입 기간, 납입금액에 제한 없이 최대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실적이 있고 CMS 자동납부 1건만 하면 최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정기적금에 가입했을 때 보통예금과 연계된 체크카드 이용만 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등 보통예금을 활용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들 상품으로 젊은 고객을 유인했다.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20∼30대 이용 비율이 71.8%에 달한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1일부터 자유 입출금 상품인 'SBI 사이다 보통예금' 기본금리를 연 1.0%에서 연 1.7%로 인상했다.

체크카드 사용실적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2.6% 금리도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금리 인상 이후 하루평균 약 180개의 새 계좌가 개설됐다.

금리 인상 전 하루평균 70∼90건이던 것에 비하면 2배 빠른 속도다.

OK저축은행도 전체 고객의 약 20%를 주거래 고객군으로 분류하고 이들을 위한 로열티 제도를 준비 중이다.

전담 직원 배치, 명절 선물 제공, 각종 수수료 면제, 스포츠 행사 초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고정 고객을 잡으려는 이유는 먼저 고객 다양화 목적이 있다.

그동안 저축은행 예금고객은 대부분 50대 이상 '금리 유목민'이었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는 5천만원 이내에서,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주는 곳에 목돈을 넣어 두고 이자만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1년에 한두 번 이자수령을 위해 영업점을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저축은행에서도 인터넷·모바일뱅킹이 활성화하면서 다양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 따로, 여신 따로 영업하고 정기예금 특판 위주로 영업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저축은행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며 "경제활동이 활발한 20∼40대 고객을 유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은행 수익과도 연결된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목돈 정기예금보다 자유입출금 통장 금리가 낮아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더 낮은 비용으로 대출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면 앞으로 대출 고객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