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어깨 무거워진 김현석 사장…"에어드레서, 점유율 100% 목표"
"시장 점유율이 100% 였으면 좋겠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는 무거웠다. CE부문장 9개월 차에 접어든 김 사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에어드레서 기자간담회'에서 무대에 올랐다.

김 사장은 마른 입술을 훔치며 긴장한 표정으로 발표에 임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배려한 제품을 소개해 왔다"며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는 소비자의 삶을 의미있게 변화시킬 새로운 컨셉의 제품이다. 에어드레서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3대 전략으로 ▲혁신 제품 ▲IoT(사물인터넷) 및 AI(인공지능) ▲새로운 가치 제공을 꼽았다. 가전 소비의 중심축에 올라선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에 태어난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가치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공개했다. 에어드레서는 에어·스팀·건조·청정의 4단계 청정 방식을 적용해 미세먼지와 냄새를 제거해 준다. 신제품에는 세탁기의 스팀 기술, 건조기의 저온제습 기술, 에어컨의 바람 제어 기술, 냉장고의 냄새제거 기술이 적용됐다.

2011년 LG 트롬 스타일러로 시작된 의류관리기 시장은 연평균 5만대 미만이 판매되는 틈새시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지난해 12만대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의류관리기 시장이 올해 3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류관리기 시장에서 LG 스타일러의 영향력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옷을 흔들어 터는 '무빙행어' 방식과 스팀 및 기류제어 기술은 '의류관리기=스타일러'라는 공식을 완성시켰다. 실제 LG 스타일러의 시장 점유율을 8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삼성 에어드레서의 등장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삼성이 '의류관리기' 대신 '의류청정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사장은 "에어드레서는 의류관리기가 아닌 의류청정기"라며 "의류를 깨끗하게 관리하는데 자신있다는 의미"라 말했다. 경쟁사 제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컨셉과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에어드레서는 스타일러와 달리 옷을 흔들어 털지 않아도 돼 진동과 소음이 적다. 실제 최고 출력으로 제품을 작동해도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미세먼지와 냄새가 제품 내부에 잔류하거나 다른 옷에 배지 않도록 업계 최초로 전문 필터를 탑재했다. LG 스타일러를 포함한 어떤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다.

의류 브랜드의 상품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의류별 관리법을 제공하는 '마이클로짓' 서비스는 에어드레서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에어드레서는 의류에 부착된 바코드를 스캔해 해당 의류에 대한 정보와 최적의 관리 코스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김 사장은 시장 점유율 목표로 100%를 제시했다. 그는 "제품이 좋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점유율을 갖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점유율이) 100%였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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