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이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올해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4.1%(연율 기준 )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나타내며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에서 일본(1.9%) 독일(1.8%) 프랑스(1.7%) 영국(1.5%)을 두 배 넘게 앞질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선진 7개국(G7)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경제를 앞세워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인 ‘신(新)팍스 아메리카나(Neo-Pax Americana)’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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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나홀로 질주'… G7 중 성장률 단연 1위
MF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9%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1.7~1.8% 정도인 잠재성장률을 1%포인트 넘게 웃돈다. 대규모 감세와 투자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많다.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3%다. 미국의 이 같은 성장률은 선진국 평균(2.4%)은 물론 독일(2.2%) 캐나다(2.1%) 프랑스(1.8%) 영국(1.4%) 이탈리아(1.2%) 일본(1.0%) 등 다른 G7 국가를 압도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해 한국의 GDP 증가율은 2.9%다. 경제 규모가 12배나 큰 미국이 올해 성장률에서 한국을 20년 만에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말 2분기 경제성적표(연율 기준 4.1% 성장)가 발표된 뒤 미국의 올해 3% 성장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뿐만 아니라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3.15%)와 모건스탠리(3%) 등도 3% 이상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가 3% 성장을 달성하면 이는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미국 경제는 작년엔 2.3% 성장하며 선진국 평균 성장률(2.4%)에 뒤졌다. 올해 상황이 뒤바뀐 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및 규제완화 정책이 경기회복 국면과 결합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제출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법인세 최고세율(35%→21%), 현금 송금세율(35%→12~14.5%), 개인소득세 최고세율(39.6%→37%) 등이 일제히 인하됐다. 감세로 인한 법인세 감면 효과만 10년간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 성장세는 최소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IMF는 내년도 미국 경제성장률을 2.7%로 내다봤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 16일 “(지금 미국 경제성장은 야구로 치면) 초기 이닝일 뿐”이라고 했다. 경제조사기관인 이코노믹아웃룩의 버나드 보몰 수석이코노미스트도 “감세와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증가 덕분에 향후 12개월 동안은 호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