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용지표가 환란 직후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월평균 30만 명 수준이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달 1만 명대 아래로 추락했고, 실업자 수는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며 1997년 말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일자리의 보루인 제조업과 자영업까지 무너지면서 고용시장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취업 증가 고작 5천명… 이 정도면 '고용 참사'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18년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작년 7월보다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에 1만 명 감소한 후 8년6개월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월평균 30만 명을 넘던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2월부터 10만 명 안팎에 머물다 지난달 1만 명대 밑으로 내려앉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2만7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0만1000명), 교육서비스업(7만8000명) 등에서 감소했고, 자영업자도 3만5000명(무급 가족 종사자 포함) 줄었다. 고용률(15~64세)은 67%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는 지난달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만1000명 늘었다. 실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100만 명을 웃돌았다. 실업자 수가 7개월 이상 연속으로 100만 명을 넘은 것은 1999년 6월~2000년 3월에 이어 18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업률도 3.7%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높아졌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고용 악화가 추세적인 흐름으로 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