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사업이 6년 만에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양산 이후 5년간 연평균 1조원의 손실을 보면서도 뚝심 있게 밀어붙여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15일 올 상반기 대형 OLED 패널 판매량이 총 13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60만 대)보다 1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량은 양산 첫해인 2013년 20만 대에 그쳤지만 지난해 17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9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2위 TV 제조사인 LG전자가 2013년 OLED TV를 출시한 데 이어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필립스, 하이센스 등 전 세계 TV 제조사들이 OLED 진영에 속속 합류하고 있어서다.

한상범 부회장
한상범 부회장
이로 인해 OLED TV 패널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현재 OLED TV 패널을 대량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서 내년 초 가동할 계획이었던 8.5세대 OLED 공장 건설이 한국과 중국 정부의 승인 지연 등으로 미뤄지면서 전 세계 패널 공급량이 크게 부족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급 상황이 공급자 우위로 돌아서면서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OLED 패널 가격을 인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소니 등 주요 OLED TV 제조업체와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모델별로 패널 가격을 최대 10% 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LED 패널 공급량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LCD 패널 생산라인인 파주 P7·P8 공장의 일부 라인을 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 중인 파주 10.5세대 P10 공장은 OLED 전용 라인으로 가동키로 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OLED 패널 생산량을 100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HS마킷 등 시장조사기관 전망치(2020년 800만 대)보다 200만 대(25%)가량 많은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 3분기부터 OLED 패널 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LED 패널 사업이 분기 흑자를 내는 것은 2012년 말 TV용 OLED 패널 양산을 개시한 지 근 6년 만에 처음이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에 집중하라”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뚝심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020년 OLED 패널 사업에서만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 2280억원의 적자를 낸 회사 실적도 하반기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외면에도 OLED 패널 사업을 끝까지 밀어붙여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