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설탕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원당(原糖·Raw Sugar) 선물가격은 최근 파운드당 10.54센트를 기록해 올해 들어 30.5%나 떨어졌다.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옥수수와 밀 선물가격이 각각 2%, 28% 오른 것과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선물거래 동향을 보면 설탕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약 2대1 비율로 우세하다.

설탕 가격 하락은 설탕이 당뇨와 비만,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의 기호가 변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식음료 회사들이 설탕 사용을 줄이고 대체 감미료를 적극 모색하고 있어 수요 감소는 장기적 추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스케한나 파이낸셜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청량음료 매출은 지난 5년간 12억 달러가량 줄었다.

반면 스파클링 워터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억달러 가량 늘었다.

코카콜라의 무가당 청량음료인 '코크 제로슈가'의 매출은 2분기에 2자리 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간판 제품인 코카콜라의 매출은 3% 성장에 그쳤다.
세계인 건강 우려로 설탕값 3년 만에 최저
펩시코는 각종 제품의 설탕 함유량을 2006년과 비교해 29%나 낮춘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칼로리를 100 이하로 낮춘 제품 비중을 전체의 3분의 2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유럽 최대의 제당회사 쥐트주커는 이스라엘의 덕스마톡과 협력해 설탕의 단맛을 증폭시키는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하면 각종 식품의 설탕 첨가를 최대 40%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도 맛의 차이를 구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설탕 가격의 약세는 브라질, 인도 등의 생산국들에 악재다.

이들 국가의 생산업자는 현재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요가 감소하는데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국제설탕기구(ISOP)는 올해의 공급 과잉이 기록적인 수준에 달하고 내년에도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그린 풀 코모디티 스페셜리스트가 전망한 올해의 공급 과잉 물량은 1천900만t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