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매출 상위 20대 기업이 100원을 벌면 협력사와 임직원, 정부, 주주, 채권자, 지역사회와 64.3원을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100원 벌어 64원 협력사·정부 등과 나눠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매출 20대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998조20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올렸고, 이 가운데 3분의 2인 642조원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발표했다. 경제적 가치란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창출한 다양한 사회적·환경적 가치 중 재무적 성과로 측정되는 가치(매출)를 말한다.

20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가장 많이 나눈 대상은 협력사였다. 매출 절반(49.5%)에 가까운 493조9000억원을 원재료와 상품, 용역 구입에 지급했다. 중소기업의 연간 총 매출(2016년 기준)인 1579조9000억원의 31.3%에 달한다.

협력사 다음으로 88조1000억원은 임직원에게 돌아갔다. 매출의 8.8%가 임직원 43만 명에게 급여로 분배돼 국민소득의 원천이 됐다. 한경연은 20대 기업 근로자가 납부한 근로소득세를 약 1조7000억∼2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작년 근로소득세(35조1000억원)의 4.8~6.0%를 차지한다.

20대 기업은 이어 작년 법인세 27조3000억원과 조세공과금 1조2000억원 등 정부에 28조5000억원(매출의 2.9%)을 납부했다. 법인세만 놓고 보면 20대 기업은 작년 전체 법인세수 59조2000억원의 46.1%를 부담했다. 2016년보다 55.8% 늘어난 것으로 20대 기업 매출 증가율(10.9%)보다 다섯 배가량 높았다.

20대 기업의 주주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매출의 2.4%인 24조2000억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이 밖에 채권자인 금융회사에 매출의 0.6%(6조2000억원)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