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중형 세단 쏘나타 등 4개 차종의 디젤 모델 국내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디젤차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그랜저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의 디젤 모델 생산을 10일부터 중단한다. 이미 생산된 재고 물량을 소진하면 판매도 이뤄지지 않는다.

그랜저·쏘나타 디젤 생산 중단
생산을 중단키로 한 이유는 디젤 모델 판매량이 쪼그라들어서다. 올 상반기에 판매된 그랜저 5만8468대 중 디젤 모델(2664대)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그쳤다. 그랜저 하이브리드(휘발유·전기혼용차) 판매량이 1만2029대로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디젤 모델의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쏘나타 역시 올 상반기 판매된 3만2770대 중 디젤 모델의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비인기 차종인 i30와 맥스크루즈는 전체 판매량 자체가 적어 디젤 모델까지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게 현대차의 판단이다. 디젤 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점도 생산 중단 결정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우디폭스바겐이 2016년 디젤차 배출가스 인증조작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BMW의 주요 디젤 모델에서 연달아 화재가 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디젤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후 디젤차 퇴출을 추진하는 정부의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