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의 ‘몬스터 VR’에서 방문객이 롤러코스터를 체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의 ‘몬스터 VR’에서 방문객이 롤러코스터를 체험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건대점) 10층엔 지난 5월 말까지 식당가와 문화센터가 있었다. 방문객이 쇼핑 전후로 식사를 즐기는 식당가와 충성도 높은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문화센터는 백화점에서 없어선 안 될 필수 공간이다. 그런데 롯데백화점은 식당가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문화센터를 외부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대신 그 자리엔 1400㎡ 규모의 가상현실(VR) 체험관을 들였다.

‘롯데 몬스터 VR’ 체험관이 두 달간 공사를 거쳐 10일 문을 연다. 백화점에서 점점 멀어지는 ‘2030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이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파격적인 시도다. 대형 점포 중 건대점에 VR체험관 1호점을 낸 것은 20~30대 매출 비중이 35%로 롯데백화점 33개 점 가운데 가장 높기 때문이다. 대학가에 인접해 주말에도 친구와 연인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점도 감안했다.

롯데백화점이 가상현실 플랫폼 회사 GPM과 협업해 문을 여는 ‘롯데 몬스터 VR’은 △래프팅 번지점프 롤러코스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몬스터 어드벤처’ △열기구와 제트기 탑승을 경험할 수 있는 ‘몬스터 판타지’ △다양한 가상현실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몬스터 시네마’ △음료와 스낵을 판매하는 ‘몬스터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1인승부터 12인승까지 60여 개 VR기기가 갖춰져 있고, 동시에 최대 1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7년 9월 미니백화점 콘셉트인 엘큐브 홍대점에서 VR체험관을 운영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의류매장이 있던 홍대점 3층 148㎡ 공간에 들어선 VR체험관에 금광캐기, 승마경주, 외나무다리 등 VR기기를 설치한 이후 주말 대기시간이 30~40분에 이를 정도로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의류매장이 있던 때와 비교해 매출도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주 롯데백화점 MD(상품기획)개발부문장은 “VR테마파크는 백화점에서 시도하지 않던 새로운 콘텐츠”라며 “20~30대와 가족 단위 고객이 더 많이 백화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