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도전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단지(HPC)가 들어설 충남 서산시 현대케미칼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제공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단지(HPC)가 들어설 충남 서산시 현대케미칼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등 신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올레핀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의 소재로 쓰인다. 현대케미칼은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내 50만㎡ 부지에 2021년까지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에틸렌 75만t과 폴리프로필렌 4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HPC(중질유 기반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3년간 2조7000억 투자… 올레핀 시장 진출

HPC는 나프타를 사용하는 기존 NCC(나프타분해시설)보다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공장으로 평가받는다. NCC는 나프타를 투입해 플라스틱 소재가 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현대케미칼 HPC공장은 나프타를 최소로 사용한다. 대신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 가스, LPG(액화석유가스)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원가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잔사유(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해 생산하는 탈황중질유(T-DAO)는 경유와 벙커C유 중간 성상의 반제품으로, 나프타보다 통상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 T-DAO를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석유화학회사는 현대케미칼을 포함해 전 세계 세 곳에 불과하다. 현대케미칼은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려 원가 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루 8만 배럴의 잔사유를 T-DAO로 생산할 수 있는 용제 추출(SDA)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SDA에서 생산되는 T-DAO를 고도화 공정에 투입해 경질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6년 현대케미칼의 혼합자일렌 생산 공장을 가동하면서 아로마틱(석유화학제품의 일종) 석유화학 사업에서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이후 2014년에는 석유회사 쉘과 합작 설립한 현대쉘베이스오일 공장을 가동하며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2월부터는 연산 10만t의 카본블랙(그을음을 가공해 만든 탄소분말로 고무·염료의 주 원료)을 생산할 수 있는 현대오씨아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국내 정유사 최초로 제철화학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는 2013년 울산신항 매립지에 총 28만kL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현대오일터미널을 설립하고 국내 정유사 최초로 상업용 터미널사업을 시작했다.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커지고 있다. 2015년 이전 10% 미만에 머물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30%대까지 높아졌다. HPC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2년에는 이 수치가 45% 이상으로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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