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2시15분께 전남 목포의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에서 주행하고 있던 2014년식 BMW 520d 승용차 엔진룸에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잇따른 화재로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 발생한 첫 화재다.  /목포소방서 제공
지난 4일 오후 2시15분께 전남 목포의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에서 주행하고 있던 2014년식 BMW 520d 승용차 엔진룸에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잇따른 화재로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 발생한 첫 화재다. /목포소방서 제공
BMW 차량의 잇따른 엔진화재로 긴급 안전진단과 리콜(결함 시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측으로부터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 불이 났다. 안전진단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 ‘BMW 엔진화재’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와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일 전남 목포시 옥암동 대형마트 인근 도로를 달리던 BMW 520d 자동차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 소유주인 김모씨(54)는 “주행 중 기어가 빠지며 가속 페달이 작동하지 않더니 엔진룸 안에서 불길이 일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측은 “화재가 난 차량은 지난 1일 BMW 서비스센터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았으며 당시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차량은 2014년식으로 10만㎞가량 주행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화재 감식을 받고 BMW 서비스센터로 옮겨졌다. 올해 국내에 화재 사고가 접수된 BMW 차량(미니 포함)은 32대로 늘었다. 이 중 19대가 520d 모델이다.

회사 측으로부터 안전점검을 받은 차량에서 화재가 나자 BMW뿐 아니라 정부도 크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안전점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BMW 자동차 운전자들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서다. BMW코리아는 현재 리콜 대상으로 분류된 42개 차종 10만6000여 대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 기준 긴급 안전진단을 마친 BMW 차량은 1만5337대에 달한다. 예약 대기 중인 차량은 3만6606대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목포에서 불이 난 520d 차량은 최근 잇따른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고장 여부만 점검을 받았다”며 “EGR 부품 불량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이유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BMW는 올해 잇따른 차량 화재 사고 원인이 디젤 엔진에 장착된 EGR 부품 결함 탓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의혹을 없애기 위해 민관 합동 조사팀을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토부 관계자는 “BMW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전문가들이 분석하면서 추가로 요구할 자료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민간 전문가들을 조사팀에 적극 참여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원인 조사작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 전문가들에겐 가급적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창민/서기열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