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사상 최대 인파가 몰리는 등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들이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과 달리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은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룹 임직원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13일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오는 13일이면 구속 6개월이 된다.

5일 재계와 신 회장이 구속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주변 증언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구치소에서 여름을 나고 있다고 한다. 선풍기도 한 시간에 40분 정도만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중인 방에는 작은 창문 하나밖에 없어 통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밤에도 열기가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항소심 재판에 모두 참석하고 있는 신 회장은 체중이 구속 전보다 10㎏가량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구치소 생활에서 일반 수감자와 똑같이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5대 그룹 총수이지만 권위적인 모습보다 소탈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 구치소 안팎에서 신 회장의 겸손한 모습이 회자될 정도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이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데 이어 올해 갑작스러운 총수 구속으로 인해 위기 상태다. 하반기 들어 내년 투자 규모와 사업 전략, 고용 확대 등에 대한 윤곽을 잡아야 하지만 신 회장 공백으로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비상경영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부회장단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지만 그룹 내 많은 현안을 직접 챙기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이어오던 신 회장 공백이 큰 상황이다.

현재 법원 휴정으로 잠시 중단된 신 회장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17일 재개되고 29일 최후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법원은 신 회장 구속 시한(10월12일) 전인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항소심 선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