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면세점서 인기 화장품 한 달째 '품절 사태'
면세점 인터넷몰에서 인기 화장품이 연일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한 달 전부터 재입고 알림 신청을 해놨는데도 인기 상품은 입고되지 않는다”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면세점 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재고를 따로 관리하는 데다 브랜드별 재고 비율이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일 롯데 신세계 신라 등 주요 면세점의 인터넷 사이트에선 인기 화장품 브랜드 상당수가 ‘품절’로 나와 있다. 나스의 ‘아쿠아 글로우 쿠션 파운데이션 컴팩트’는 소월, 남산 등 인기 색상을 구할 수 없다. 특히 내용물만 교체할 수 있는 리필 상품은 롯데 신세계 신라 등 대부분 면세점에서 품절됐다. 한 달째 나스 쿠션 리필 입고를 기다렸다는 직장인 임현정 씨(35)는 “나스 쿠션, 입생로랑 틴트 등 평소 사용하던 몇 개 제품을 사려고 했는데 한 달 넘게 품절 상태”라며 “쿠폰, 적립금 등을 쓸 수 있는 인터넷면세점이 공항보다 싸서 종종 이용하는데 재고가 없으니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터넷면세점 재고는 오프라인 매장 재고와 별도로 관리된다”며 “상황에 따라 서로 재고를 이관하기도 하지만 휴가철엔 인기 상품을 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신라 등도 마찬가지다. 입생로랑의 인기 틴트인 ‘루쥬 ?르 꾸뛰르 베르니 아 레브르’(사진)는 9호, 201호, 202호, 203호 등 대부분의 상품이 면세점마다 ‘임시 품절’로 표시돼 있다. 신라면세점에선 슈에무라의 아이브로우 펜슬과 클렌징오일 듀오 세트, 3CE의 벨벳 틴트, 타투 립 틴트 등이 다 팔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휴가철엔 인터넷면세점 재고를 평소보다 많이 확보했지만 인기가 많은 상품은 결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브랜드마다 재고 확보 비중이 각기 달라 일괄적으로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등 오프라인 면세점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인터넷면세점 재고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객 대상 판매를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먼저 재고를 채워넣는다는 얘기다. 서일호 호텔신라 커뮤니케이션팀 그룹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 증가로 세계적으로 인기 화장품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인터넷면세점에선 재입고 알람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재고가 확보돼도 빠르게 품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신세계 인터넷면세점의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백화점에서 제값을 주고 화장품을 구입하기보단 면세점에서 쿠폰, 적립금 혜택을 보면서 세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싸게 사려는 수요가 더 많아진 것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