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공작기계 수주가 증가했지만 생산, 수출, 수입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증가도 한 업체가 대량 발주한 일회성 물량 때문이었다. 투자와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공작기계산업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제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일본 미국 대만 등에서는 공작기계 수주와 수출이 크게 늘어 한국과 대비를 보였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발표한 ‘상반기 공작기계 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공작기계 수주액은 1조5347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수주가 8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 늘어났지만 내수 수주는 7319억원으로 10.3% 감소했다. 해외에서 주문하는 공작기계가 늘어나고 국내에서 주문하는 공작기계 주문액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6월만 놓고 보면 공작기계 생산과 수출이 모두 줄었다. 6월 공작기계 생산은 227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 줄었다. 수출도 7.8% 감소한 2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공작기계 수입은 37.0% 급감했다. 내수 수요 위축과 자동차산업 침체 등의 여파라고 협회는 해석했다.

수주는 25.0% 증가한 2862억원을 기록했다. 이것도 특정 업체가 공작기계를 프로젝트성으로 대량 발주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회성 투자를 제외하면 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반면 해외 공작기계 시장은 제조업 부활과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공작기계 수주와 수출이 늘었다. 일본의 5월 공작기계 수주액은 1492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6월에도 11%대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6월 공작기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1% 늘어난 3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은 5월 공작기계 수주액이 4억8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0% 급증했다. 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은 제조업 투자 증가로 수주가 늘고 있다”며 “공작기계 시장에서 내수 수주가 줄어들면 제조업 침체는 더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마더머신(Mother Machine)’으로 불린다. 공작기계산업 수주액은 제조업 경기를 점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계공업의 기초이자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주요 설비투자 품목이기 때문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